지난 주 스데반에 이어서 오늘은 복음의 사람 빌립에 관한 말씀을 함께 나누려고 합니다. 스데반이 순교를 하던 그날에 예루살렘 교회에 큰 박해가 일어났고, 그로 인해 사도들을 제외한 성도들이 유대와 사마리아 모든 땅으로 흩어지게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도들은 흩어진 곳에서 복음 전하는 일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그러므로 이것은 하나님의 뜻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신들 안에서 모이기만 하고 안주하려고만 하는 교인들에게 고난을 주시고 흩으셔서 복음이 정체되지 않고 흘러가도록 하신 것입니다. 그리고 흩어진 사람들 중에 한 사람이었던 빌립은 사마리아 성에 내려가서 복음을 전파하는 일을 감당하였습니다.

     성경에는 이 빌립에 대한 행적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나를 사랑하는 자라고 하는 뜻의 이름을 가진 빌립은 헬라파 유대인에 속한 자로서, 헬라파 유대인과 히브리파 유대인들의 갈등을 중재한 사도들의 뜻에 따라 집사로 세워진 자들 중에 한 사람입니다. 그러던 중 스데반의 순교로 인해 교회에 핍박이 찾아오자 사마리아 성으로 내려가서 복음을 증거하며 평신도 선교사로서의 역할을 감당합니다. 그러다가 성령의 인도하심을 받아 가사로 내려가고, 거기서 에디오피아의 여왕 간다게의 국고를 맡은 내시를 만나 어린 양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복음을 증거함으로 북아프리카 선교의 문을 열게 됩니다. 그 후에 빌립은 가사의 동북쪽에 위치하고 있는 아소도 지역으로 옮겨 해안지방을 다니면서 복음을 전하고, 마지막으로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 가이사랴에 정착하여 약 25년 동안 살면서 주의 사역자들을 돕고 영접하는 일을 감당합니다.

     이런 빌립이 어떤 믿음의 사람이었는지 살펴봄으로 인해 우리에게 주는 도전과 은혜를 발견하고자 합니다. 첫째로 빌립은 믿음과 성령이 충만한 사람이었습니다. 그가 가는 곳마다 큰 역사가 나타났던 것은 그와 함께 했던 믿음의 역사 때문이었습니다. 겨자씨 한 알과도 같은 믿음으로도 산을 옮길 수 있다는 것이 주님의 가르침이었습니다. 더불어서 주님께서는 믿는 자들에게는 이런 표적이 따르리니 곧 그들이 내 이름으로 귀신을 쫓아내며 새 방언을 말하며 뱀을 집어올리며 무슨 독을 마실지라도 해를 받지 아니하며 병든 사람에게 손을 얹은즉 나으리라고 말씀하십니다(16:17-18). 실제로 믿음이 충만했던 빌립을 통해 사마리아 성의 많은 사람에게 붙었던 더러운 귀신들이 떠나고 병자들이 고침 받는 역사가 일어났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 귀신들은 예수의 이름을 전할 때 떠났다고 하는 사실입니다. 귀신들도 예수 그리스도께서 심판주가 되심을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빌립이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이와 같은 놀라운 역사를 일으킨 것은 그의 안에 예수 그리스도를 향한 믿음이 확고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 믿음은 성령의 능력이 방출되는 통로입니다. 우리 안에 믿음이 있다면 성령께서 그 믿음을 통해서 역사하신다는 것입니다. 사도행전은 성령행전이라고도 불리는데, 이것은 사도들이 복음을 증거할 때 반드시 성령께서 함께 하셨고 역사하셨기 때문입니다. 본문의 빌립이 사마리아 성에 내려가서 복음을 증거하도록 하신 것도 성령의 이끄심이었습니다. 그래서 이 성령께서 역사하시는 곳곳마다 귀신이 떠나가고 병자들이 나음을 얻고, 말씀을 전하면 듣고 회개하고 돌아오는 일이 일어났던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빌립의 믿음에 의한 성령의 역사였습니다. 믿음과 성령이 충만한 빌립과 같은 자들을 통해 하나님께서는 일하시고 영광 받으십니다. 그리고 이러한 믿음과 성령의 충만함을 통해 다른 것이 아니라 오직 예수 그리스도만을 자랑하고 증거하며, 누구를 만나고 무슨 일을 하든지 오직 그리스도만을 나타내는 자들이 될 수 있습니다.

     둘째로 빌립은 복음에 대한 열정, 생명 구원에 대한 열정이 충만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빌립은 힘들고 어렵더라도 성령께서 인도하시는 대로만 순종하며 생명의 복음을 증거하였습니다. 사마리아 성에서 사역을 시작한 빌립은 말씀을 듣고 따르는 수많은 무리들과 함께 기적과 표적까지도 나타나면서 사역의 부흥을 경험했습니다. 누구나 이런 상황에서는 안주하고 싶어집니다. 그런데 성령께서는 빌립을 부르셔서 가사로 내려가라고 지시하십니다. 가사에는 빌립이 전하는 복음을 들어야 할 많은 사람들이 있었던 것이 아니라, 에디오피아 여왕 간다게의 국고를 맡은 내시 한 사람이 기다리고 있었을 뿐입니다. 그러나 빌립은 한 생명의 구원을 위해 성령의 지시하심에 순종하여 가사로 내려가 내시를 만나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합니다. 그리고 그 이후 사마리아 성으로 다시 돌아간 것이 아니라 성령의 지시하심을 받아 아소도와 가이사랴로 갔고, 그곳에서도 복음 전하는 일을 성심을 다해 감당하였습니다. 이것을 근거로 빌립은 예수로 충만하고 예수로 가득한 사람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셋째로 빌립은 인내와 겸손과 순종의 사람이었습니다. 인내와 겸손과 순종은 신앙생활을 하는 자들에게 제시하고 있는 신앙의 덕목들입니다. 사실 빌립은 사마리아 성에서 사역의 성공을 경험했지만 가사로 내려가면서부터는 이런 큰 역사를 경험하지 못했습니다. 그렇다면 힘이 빠지고 회의감이 찾아올 수 있습니다. 그러나 빌립은 그런 상황 속에서도 투정하거나 절망하지 않았습니다. 모든 것이 하나님의 역사하심 속에서 이루어지는 것임을 믿고 받아들이며 인내하고 기다렸습니다. 사도행전 10장에는 베드로의 사역으로 인한 고넬료 가정의 회심 사건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곳에는 빌립이 있었고 빌립은 먼 곳에서 베드로가 오도록 하시는 성령의 역사에 의문을 제기할 수 있었지만 빌립은 시기하거나 불평하지 않았습니다. 그에게는 주님께 순종하는 마음과 주님 앞에 자신을 굴복시키는 겸손과 인내가 있었습니다. 진정한 주님의 종으로서의 이러한 마음가짐이 있었기 때문에 어떠한 상황 속에서도 오직 주님의 뜻대로 행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이런 빌립을 끝까지 사용하셔서 생명의 복음을 증거하는 일을 감당하도록 하셨습니다.

     이와 같은 빌립을 통해 그가 복음을 전한 사마리아 성에는 큰 기쁨이 있었습니다. 우리는 속한 공동체 안에 기쁨을 주는 자들이 되어야 합니다. 누구를 만나서 교제하고 관계를 맺고 살아가든지 큰 기쁨을 줄 수 있어야 합니다. 오늘날 생명의 복음을 증거하고 주님을 드러내는 자로서의 사명을 부여받은 우리들은 빌립과 같이 믿음과 성령이 충만하고, 복음과 구원에 대한 열정이 가득하고 인내와 겸손과 순종을 실천하는 자들이 되어야 합니다. 이를 통해서 우리에게 주어진 사명을 잘 감당하시고, 속한 공동체 안에서 큰 기쁨을 주는 성도들이 되시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