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곱이 처음에 애굽으로 왔을 때, 그의 가족들은 모두 70명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70명이 하나님의 약속대로 애굽에서 생육하고 번성하였고, 모세가 태어날 350년 동안 심히 강대하여졌습니다. 이와 같이 하나님의 약속은 조건과 상황과 상관없이 이루어지고 성취됩니다. 그런데 요셉을 알지 못하는 새 왕이 애굽을 다스리게 되면서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국고성을 건축하고 라암셋을 짓게 하는 등 힘든 일을 시키며 탄압하였고, 그로 인해 백성들은 부르짖게 되었습니다. 번성하게 하시는 하나님의 축복이 있었지만, 압제당하는 고통도 상존했던 것입니다. 이로 인해서 함께 하시는 하나님의 인도하심 중에도 어려운 일과 고난이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학대와 압제 속에서도 이스라엘 자손들은 계속해서 번성하였습니다. 그래서 애굽 사람들은 이스라엘 자손들을 더 엄하게 다스리며 괴롭혔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약속은 그 가운데서도 성취되어 이스라엘 자손들의 수는 계속해서 증가하였습니다. 고난이 힘들고 아프고 고된 일이기는 하지만, 그 고난이라고 하는 것이 하나님의 약속과 그 성취를 막을 수는 없습니다.

     그로 인해 애굽의 왕 바로는 이스라엘 자손들의 증식을 막아낼 더 적극적인 방법을 생각해냅니다. 히브리 산파 십브라와 부아를 불러서 이스라엘 여인들의 출산을 도울 때, 아들이거든 그 자리에서 죽이고 딸이면 살리라고 명령하였습니다. 그러나 이 산파들은 하나님을 경외하는 자들이었으므로 왕의 명령을 어기고 남자 아이들까지도 살려주었습니다. 그래서 바로는 결국 이스라엘 모든 자손들에게 남자 아이가 태어나면 나일강에 던져버리라는 명령을 하기에 이릅니다. 이렇게 바로는 어떻게 해서든 이스라엘 자손들의 번성을 막아보려고 했습니다. 사탄은 이렇게 하나님의 약속과 그 성취를 방해하려고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이에 굴복하지 않으시고 반드시 약속을 성취하십니다.

     이러한 위태로운 상황 속에서 모세가 태어납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레위 가족 중 한 사람이 가서 레위 여자에게 장가들어서 그 여자가 임신하여 아들을 낳으니, 그가 잘 생긴 것을 보고 석 달 동안 그를 숨겼습니다(2:1-2). 이 모세의 부모들은 모두 믿음의 사람들이었습니다. 성경에는 이들이 믿음으로 모세가 태어났을 때에 아름다운 아이임을 보고 석 달 동안 숨겨 왕의 명령을 무서워하지 아니하였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11:23). 그러나 더 숨길 수 없게 되자 그를 위하여 갈대 상자를 가져다가 역청과 나무 진을 칠하고 아기를 거기 담아 나일 강 가 갈대 사이에 두었습니다(2:3). 갈대라고 하는 것은 물에는 잘 뜨지만 약하고 힘이 없습니다. 갈대 상자는 말 그대로 연약함 그 자체를 표현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 갈대 상자를 설명하면서 노아의 방주와 연결시켜서 생각해볼 수 있는데, 갈대 상자와 노아의 방주 이 둘 다 무동력이었습니다. 동력이 없기 때문에 스스로 방향을 선택하고 결정할 수 없는 상태이고, 이것은 곧 연약한 존재라고 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이것을 될 대로 되라는 운명론으로 비하하지는 말아야 합니다. 모세의 부모들은 성경에서 레위 족속이라고 소개하고 있으며, 특별히 믿음 장인 히브리서에는 믿음의 사람들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갈대 상자에 아기를 담아 갈대 사이에 둔 것은, 문제 앞에서 자신이 아무 것도 할 수 없음을 시인하고 믿음으로 하나님께 맡긴 상황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약속을 믿고 그분의 일하심을 신뢰하는 자들은 운명에 자신을 맡기지 않습니다. 주어진 삶에 대해 비관하거나 낙담하지도 않습니다. 믿음을 가지고 하나님의 뜻에 자신을 맡기는 것을 선택합니다. 모세의 부모 역시 하나님의 약속을 알고 하나님을 믿었기에, 하나님의 뜻을 의지하여 자신의 아기를 맡겼던 것입니다. 이것은 무모한 행동이 아니라 여호와 하나님에 대한 절대적인 믿음에서 근거한 행동이었습니다.

     그때 바로의 딸이 목욕하기 위해 나일 강가로 나왔습니다. 그리고 갈대 사이에 있는 갈대 상자를 발견했습니다. 시녀를 시켜 가져와 열어보니 아기가 들어있었고, 순간 아기에 대한 불쌍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불쌍한 마음은 히브리인의 아기임에도 불구하고 그 아기를 키우고 싶은 마음으로까지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모세는 친부모를 다시 만나게 되었습니다. 친부모는 돌아온 이 아기를 믿음과 신앙으로 양육하였습니다. 그리고 바로의 딸에게로 보내진 모세는 장성할 때까지 바로의 궁에서 안전하게 양육되었습니다. 이것을 통해 우리는 이 모든 일들이 우연이 아니라, 바로 여호와 하나님의 섭리와 작정 속에서 이루어진 일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하나님의 섭리와 작정은 모세에게뿐 아니라, 하나님을 믿고 섬기며 살아가는 성도들에게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스데반은 모세가 애굽 사람의 모든 지혜를 배워 그의 말과 하는 일들이 능하였다고 하였습니다(7:22). 죽을 수밖에 없었던 나약한 존재가 안전하게 양육될 뿐만 아니라, 애굽 사람의 모든 지혜를 배워 훌륭한 리더로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이와 같이 갈대 상자와 같은 연약한 존재가 하나님의 섭리와 작정 속에서 보호받으며 자라날 수 있었던 데에는 다 하나님의 뜻이 있었습니다. 우리도 갈대 상자와 같이 연약한 존재입니다. 그러나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철저히 하나님께 바쳐지고 맡겨질 수 있으며, 하나님께서 책임지시고 하나님께서 친히 만들어 가시는 존재가 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것에 담긴 하나님의 뜻인 무엇일까요? 그것은 바로 약속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일찍이 아브라함에게 가나안 땅을 약속하셨습니다. “그 날에 여호와께서 아브람과 더불어 언약을 세워 이르시되 내가 이 땅을 애굽 강에서부터 그 큰 강 유브라데까지 네 자손에게 주노니(15:18).” 하나님께서는 백성들의 고통 소리를 들으시고 하나님이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에게 세운 그의 언약을 기억하사 이스라엘 자손을 돌보셨고 그들을 기억하셨습니다(2:24-25). 하나님의 약속은 하나님의 때에 가장 정확하게 성취됩니다. 그리고 하나님은 그 약속이 성취되는 때까지 일꾼을 훈련시키시고 준비시키셨습니다. 그러나 자신이 아니라 하나님을 의지하도록 하시기 위해 때로는 고난과 어려움을 통해 단련하십니다. 우리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들에는 하나님의 뜻이 있습니다. 이러한 사실뿐만 아니라 고난과 역경을 통해 갈대 상자와 같은 자신의 무능함을 깨닫고, 온전히 하나님의 뜻만 의지하여 하나님께 쓰임 받는 여러분들이 되시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